[X-Over] Aventuro Sagao =1화=(2)

자작 글/팬픽 2012. 1. 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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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거리는 것보다는 낫네요.”

  에드는 밭을 정성껏 가는 강찬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밭에는 이미 몇 가지 뽑아놓은 채소하고 잡초들이 있었다. 강찬은 흙이 잔뜩 묻은 손을 털면서 남은 풀 조까리를 던져놓았다.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왼손으로 훔친 다음, 오토바이로 다가갔다.

“당연하지. 너 같으면 시간이 늦었다고 급하게 일을 처리하냐?”
“그럴 리가요. 그런데 오늘도 ‘보물찾기’를 하실 작정이세요, 형?”
“당근이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환한 얼굴을 먼저 보여주는 강찬. 그는 인근 산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이 산에 보물들이 많더라구. 저번에 발견한 빨간 보석은 장물아비에게 팔았는데, 가격이 꽤 많이 나오더라.”
“그건 빨간 보석이 아니라, 루비(Ruby)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것도 토오사카 가가 만든 마법용 보석인데, 누나가 그거 팔았다고 속상해 하던데요.”
“시꺼.”

  당당하게 말을 내뱉는다. 그는 더러운 것을 말하는 마냥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런 매드 사이언티스트에게 일일이 태클하다가는 돈도 못 벌어. 거기다 관음증에, 마조히즘까지 곁들인 아줌마잖아.”
“아하, 그럼 태클하지 않는 것은 어떠냐?”

  문소리와 들여오는 지옥의 목소리. 고개를 천천히 돌려볼 수밖에 없다. 기름을 덜 먹인 태엽 인형마냥 그대로 움직인다. 거기에는 하얀 가운만 입은 여성이 신발도 신지 않고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Dr. 페르손.........”
“그 다음에는........”
“아줌마.”

-퍼억!

  어느새 뒷골이 당긴다. 뭔가 뒷통수를 크게 치고 간 느낌이었다. 문제는 상대는 앞에 있는데 말이다. 강찬은 뒷통수를 부여잡으며 말을 다시 했다.

“누나.........”
“그래야지.”

  아무래도 아줌마라고 말한 것이 속상했나보다. 그렇게 나온 그녀는 둘을 보며 얼른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였다. 강찬과 에드는 별 수 없이 그 말을 들어야 했다. 어차피 또 이 산에서 보물을 찾는 것을 하려면 그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니까.

“우선 저번에 강찬이 발견한 보물들을 보며 난 정말 기쁘다니까.”

‘당연하지. 실험에 사용할 목적으로 무보수로 움직이니까.’

  그 말을 못 뱉어내는 것이 아쉬운 강찬. 거실에 단정히 앉아서 서로들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직접 나무로 만든 듯한 탁상 위에는 상추와 미나리 뭉텅이가 있었다. 그녀는 미나리 한줄기씩 감아서 먹으면서 자세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강찬이 또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이 몸의 연구를 위해 보물의 위치를 가르쳐 주겠습니다. 자, 이것이 다음 보물들의 위치.”

  그녀는 강찬에게 등고선이 마구 그려진 종이 몇 개를 건네주었다. 그는 종이를 보면서 상세하게 표시된 부근을 살피기 시작했다.

“으흠, 산골짜기 부분에 보물 2개가. 화강암 단층 부분에 보물 하나. 반응이 작은 것으로 보면 아마 보석이겠지, 에드?”
“네, 제가 투사를 해봐도 반응이 작았으니까요. 아마 저번에 얻은 토오사카 가의 숨겨진 보석들이라고 생각되요.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니까, 찾는 시간은 오늘 저녁까지 해도 약간은 무리예요.”
“간단히 마력을 투사하는 방법은?”
“불가능. 제가 그것을 투사하려 하니, ‘아카식 레코드’에서 접속을 거부하더군요. 그것도 오늘만 그렇게 말이죠.”

  에드의 말에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의 능력은 믿고 맡기는데 갑자기 오늘만 그렇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건만 이렇다는 것. 뭔가 있다. 아무튼 강찬은 종이를 보면서 물음표 표시가 난 위치를 봤다.

“여기 또 왜 이러냐?”
“저도 몰라요. 누나도 이곳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요. 그렇죠, 누나?”
“응. 찬아, 나에게 말해도 에드하고 똑같은 대답이야. 이곳도 나도 겨우 찾은 곳이고. 어제 겨우 찾은 곳이지.”

  그녀는 상추 하나를 먹으면서 그 위치를 가리켰다.

“산에 올라가면서 나도 겨우 찾은 거야. 에드도 눈치 채지 못했지. 거기다 그 안에는 뭔가 이상한 것이 있는 것 같았고. 느낌이 이상해 그냥 놔두었지. 아무튼 그 안에 들어간다면 말리지는 않아. 다만.........”
“형, 오늘은 그곳은 빼고 다른 것만 찾으세요. 확실하지 않는 곳에 들어가다가 무슨 불운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쿄코 역시 뭔가 불길한 것을 감지했는지 신중하게 대답한다. 에드와 모두의 눈빛이 애처롭게 강찬을 보고 있었다. 그도 그 눈빛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 뭐랄 해야 할까. 그가 입을 열었다.

“나........ 그 곳에 갈래.”
“형!”
“찬아!!”
“어이! 아저씨!”
“모두들 화를 내는 것을 알아. 하지만 그래도 난 일단 돈을 모아야 하거든. 저번에 보석 마음대로 판 것은 죄송. 그 때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
“나도 안다. 친구 입원비 때문에 판 거라는 걸. 에드가 투사시킨 사진이 아니었다면 나도 몰랐겠지. 하지만 돈 때문에 생판 위험한 곳에 들어간다고? 그것은 절대 인정 못해!!”

  순간 그녀가 버럭 소리 지른다. 타이르는 부모처럼 나서는 그녀 앞에 강찬은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저기요, 누나. 그 마음 잘 알아요. 하지만 말이죠. 제가 왜 언제나 이곳에 오는 지는 잘 알잖아요.”
“그, 그거야........”
“거기다 생판 위험한 것은 저나 에드도 많이 겪었다고요. 모르시지는 않죠? 묘지 사건 때 말이죠. 그 때 누나는 지금처럼 절 말리지 않았잖아요. 네에?”
“........”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다. 그것도 잠시. 아느새 그녀도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다른 방을 향해 걸어갔다.

“에드, 사진 만들어.”
“누나.........”
“저 녀석 고집 막기는 살짝 불가능이니까. 나도 준비할 테니 일단 사진부터 만들어. 쿄코하고 유마는 저 녀석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그리고 강찬.”

그녀는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일 것 같은 말을 하였다.

“언제나 말하지만 성급하게 행동하지 마라.”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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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뒤, 에드는 손에 든 세 장의 작은 종이들을 강찬과 쿄코, 유마에게 넘겨주었다. 거기에는 각각의 풍경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화강암 단층이 있는 강가, 골짜기 부근의 수목이 우거진 곳,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곳은..........

“동굴?”
“네, 여기서 잠시만 걸어가면 나오는 동굴이죠. 시간상으로 약 1시간 거리. 다만, 여타 말하지만 그 동굴은 낌새가 이상해요. 풍경화 시켜 투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즉, 안의 것은 투사가 안 된다는 소리?”
“이거 참........ 힘들겠는걸!”

  에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소리는 진짜 어렵거나 뭔가 있다는 것이겠지. 괜히 고집을 부렸냐고 생각하는 강찬이다. 사실 목숨은 하나뿐이니까. 아무튼 이미 뱉은 말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다. 어느새 방문이 열리고 거실로 들어오는 페르손의 모습을 보인다.

“받아.”

  그녀가 준 것은 장난감 총으로 보이는 이상한 모양의 총기 2정이었다. 은색과 빨간색으로 몸체를 치장한 그런 장난감으로 보일 터. 문제는 그녀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것은 장난감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Micro UZI 개조형이다. 너의 DNA와 아스트랄 자료를 넣었기에 다른 사람이 만지면 그냥 장난감 총으로 인식될 뿐이지. 네 손에만 있을 때만 사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지. 탄알은 내장 마력을 탑재했기에 10일 동안 무차별 사격이 가능하지.”
“좋네요. 손에도 딱 알맞고.”

  어느새 총기를 양 허리춤에 달아놓았다. 이렇게 하면 장난감 총을 들고 다니는 괴짜로 보이겠지. 안심이다.

“이제는 말릴 수도 없으니........ 주의 사항만 말할게. 우선 하나, 위험하면 무조건 살아나와. 곧장 이곳으로 와야 하는 것.”
“당연하죠. 목숨은 하나뿐이니까.”
“두 번째도 똑같아. 목숨은 아까워. 보물보다 말이야. 보물에 눈멀지 마. 알았지.”
“네에.”
“셋째, 쿄코하고 유마에게 말하마. 너희 둘은 강찬이 고집 피울 때, 강제로 막도록.”
“네에~”

  심심당부를 그렇게 해도 왠지 모르게 불길함이 오는 그녀였다. 이런 사건은 흔치 않다. 그렇기에 신중함이 앞서야 한다. 자신은 강찬이나 에드, 그리고 여기 마법소녀 둘 및 다른 존재들을 맡고 있는 일종의 양부모다. 그렇지만 자식이 뭔가 할 때, 말려야 하는 것과 놔두는 것을 확연히 구분 짓을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자신의 선택은 잘못되지 않았냐고 말이다. 어느새 강찬과 두 마법소녀의 모습이 저 산으로 가고 있었다. 결국에는 가는 것이다.

‘그래도 모르겠다.’

확실히 오늘 하루는 뭔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누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은 무슨........ 그저 녀석이 잘 도망쳐 오길 바랄 뿐이다. 그것보다 에드.”
“미안하지만 오늘 상추는 그게 전부예요. 이제는 사와야 한다고요.”

“음, 그런가.........”

  오늘 식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들. 산에 비친 햇살도 따스했다. 거기다 불어오는 바람조차 신선하고 좋았다. 그나 그녀나 이런 것을 좋아했다. 그래, 바람이 그와 그녀의 얼굴에 닿고 그 신선한 냄새가 코로 들어오는 그 순간이.........

-?!!!

“에드!!”
“알고 있어요!”

  갑자기 소리치는 두 사람. 그리고 에드는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 모습이 얼굴에 새겨진 주름살이 더욱 깊게 배길 정도로 하고 있었다. 이마에 땀이 맺히는 순간, 그의 눈이 떠졌다. 그와 함께 얼른 주머니 안에서 작은 종이 2장을 꺼내들었다. 오른손에 들린 그 종이는 점점 색이 입혀졌다. 아주 천천히, 자연의 색이 그대로 만들어진다. 이윽고 그것이 하나의 사진이 되자, 그녀가 말했다.

“Double Titan Sow는 아직 수리 중이야. 들고 가려면 Circular Titan saw를 들고 가.”
“네에!”

  어느새 산장 옆으로 달려가는 에드. 산장 옆에 있는 작은 창고. 그 안으로 황급히 들어가는 에드. 그리고 에드가 남긴 사진을 보는 그녀. 땅바닥에 놓은 다 만들어진 사진 2장에 각각의 인물들이 있었다. 우선 하나는 여자 하나와 남자 하나, 그리고 남은 사진에는 이상한 옷차림을 한 여러 명의 사람들. 그러나 내용은 똑같았다. 그것은 그들이 막 동굴로 들어가는 강찬과 두 마법소녀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
  너무나 불길한 내용이다. 페르손은 고개를 돌려 현관 쪽을 보며 대답한다.

“야, 큐베.”
“무슨 일이지, 닥터 페르손?”

  곧이어 귀엽게 생긴 동물 하나가 튀어나와서 말한다. 하얀색의 인상적인 빨간 눈을 가진 귀엽게 생긴 이상한 동물. 그 동물은 웃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보아하니, 문제가 생긴 거 맞지?”
“아, 맞아. 녀석들이 지금 위험에 처한 거 같아서 말이지.”

  페르손은 이빨을 갈며 큐베라 불리는 그 동물에게 말한다.

“에드를 보좌해. 어떤 것들이 나오는지는 확실히 모르니까.”
“휴우~ 알았어. 그럼........”

  그렇게 에드가 거대한 톱과 가면을 들고 나오자 큐베는 얼른 그의 곁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미 사태는 일어난 뒤다. 나머지 문제는 이제 운명에 맡길 수밖에.......

ps.

큐베 - 코믹스 버젼.
원작 코믹에서도 원작 애니와 같은 큐베. 감정 표현이 있음.
여기서는 감정 표현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강찬 일행을 도움.